우리는 '잠들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24시간 열려 있는 편의점, 새벽에도 끊이지 않는 배송 트럭,
그리고 침대 위에서도 우리 눈을 붙잡아 두는 스마트폰의 푸른 불빛까지.
언뜻 보면 세상이 더 활기차고 편리해진 것 같지만,
조너선 크레어리는 그의 저서 『24/7 잠의 종말』을 통해
이 화려한 불빛 뒤에 숨겨진 서늘한 진실을 폭로합니다.
1. '24/7'이라는 이름의 감옥
'24/7'은 단순히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돌아가는 시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휴식도, 중단도, 경계도 없는
후기 자본주의의 공격적인 시간적 패러다임입니다.
과거에는 낮과 밤,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는 그 경계를 허물어버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잠자는 시간 외에는 언제 어디서든
'잠재적 소비자'이자 '대기 중인 노동자'가 되어야 합니다.
시스템은 우리가 연결을 끊고
어둠 속으로 숨어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2. 왜 자본은 우리의 '잠'을 공격하는가?
크레어리에 따르면, 잠은 자본주의가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개척지'입니다.
- 비생산적 시간:
잠자는 동안 인간은 쇼핑을 하지도, 광고를 보지도,
데이터 정보를 생성하지도 않습니다.
자본의 논리에서 볼 때
잠은 아무런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버려진 시간'인 셈입니다. - 통제의 장애물:
자본은 인간이 기계처럼 24시간 내내 작동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반드시 잠을 자야만 하죠.
그래서 시스템은 카페인, 약물, 디지털 기기의 자극,
그리고 끊임없는 '실시간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잠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식민지화합니다.
3. 잠의 실종이 앗아간 것들: 꿈과 공동체
우리가 잠을 잃어버릴 때,
단순히 피로만 쌓이는 것이 아닙니다.
더 본질적인 것들이 파괴됩니다.
- 꿈과 성찰의 상실:
잠은 낮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고 내면화하는 시간입니다.
꿈은 현실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무의식의 영역이죠.
잠이 줄어들수록 우리는 깊이 사고하기보다
시스템이 주는 즉각적인 정보의 파편에만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됩니다. - 공동체의 붕괴: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라는 감각은 사라집니다.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24시간 파편화된 채 살아가는 개인들은
서로 연대하기보다 시스템에 더 의존하게 됩니다.
4. 편리함이라는 이름의 마취, 그리고 '선택'의 함정
많은 이들이 24/7 체제가 주는 편리함을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밤늦게 일을 처리하고 새벽에 물건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믿죠.
하지만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인가,
아니면 시스템이 강요한 속도에 우리가 맞춰가는 것인가?
인간의 생체 리듬을 거스르는 삶의 방식이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때,
우리는 스스로를 자본의 부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론: 잠은 가장 급진적인 저항이다
크레어리는 '잠'이야말로 24/7 체제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자본이 우리를 독촉해도,
결국 인간은 어둠 속으로 침잠해
모든 연결을 끊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만큼은 모든 기기를 끄고
온전한 어둠 속으로 자신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는
그 비생산적인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유일한 성역입니다.
"잠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잠들지 '않게' 만드는 세상 속에서 당신의 영혼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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